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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Entry
[전영혁의 디스코그래피]-Gary Moore, 6현 오케스트라에 목숨을 건 기타의 천재 본문
1980년대에 발행되었던 음악세계라는 잡지에 연재되었었던 전영혁 님의 디스코그래피입니다.
아방가르드 록의 진수가 담긴 데뷔 앨범 'Skid Row'
Skid Row, 1970
1. Sandies Gone (5:42)
2. The Man Who Never Was (2:54)
3. Heading Home Again (3:01)
4. Felicity (9:02)
5. Unco-op Showband Blues (5:24)
6. Morning Star Avenue (4:05)
7. Oi'll Tell You Later (3:50)
8. Virgo's Daughter (3:57)
9. New Faces Old Places (3:40)
1954년 6월 4일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나 6현의 오케스트라에 목숨을 건 기타 크레이지 게리 무어, 그의 번뜩이는 천재성은 16세가 되던 해인 1970년, 드러머 놀레익 브리지먼과 베이시스트 브렌덴 실즈와 함께 트리오 '스키드 로'를 결성하면서부터 화려하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딘 리지와 함께 아일랜드의 국보적 존재로 군림했던 '스키드 로'의 데뷔 앨범 재킷은 이들의 고향인 더블린 개스컴퍼니를 배경으로 3인의 상체가 더블 실루엣으로 모자이크 되어 있다. 이 데뷔 앨범에는 9곡의 짧고 긴 실험작들이 채색되어 있다. 특히 An Awful Lot Of Woman과 Unco-op showband Blues로 9분간 연계되어 있는 트랙이 이 앨범의 백미이다. 이것은 16세 소년 게리 무어의 스캣과 기타, 놀레익과 브렌덴의 드럼과 베이스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아방가르드 록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특히 당시 초기의 플리트우드 맥을 리드하던 탁월한 기타리스트 피터 그린이 게리 무어에게 많은 어시스트를 쏟은 것이 특기할 만하다. 브리티시 프로듀싱의 거목 마이크 스미드가 제작을 맡았다.
헤비메탈 비즈니스의 대부 마틴 버지가 녹음해 준 34 Hours
34 Hours, 1971
1. Night Of The Warm Witch (9:04)
2. First Thing In The Morning (1:55)
3. Mar (6:33)
4. Go, I'm Never Gonna Let You (8:50)
5. Lonesome Still (3:50)
6. The Love Story (5:07)
이듬해인 1971년, 이후 딥 퍼플과 아이언 메이든의 프로듀서의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마틴 버치가 스키드 로의 제2집 34 Hours의 엔지니어링을 맡아 기술적인 진일보를 내딛게 된다. Night Of The Warm Witch와 Go, I'm Never Gonna Let You 등의 10여분에 걸친 대곡을 비롯해서, 앨범의 마지막에 실려 있는 4부작 The Love Story 등을 통해 장족의 발전을 한 게리 무어의 테크닉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무렵 스키드 로에는 그 유명한 필 리노트가 가입해 두 천재 (게리와 필)의 극적인 상면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들은 더 넓고 깊은 소리의 늪에 빠지기 위해 각자의 길로 향하기에 이른다. 이후 필은 딘 리지를 결성했으며, 게리는 피터 그린의 어시스트로 자신의 그룹 (게리 무어 밴드)을 결성해 Granding Stone이라는 앨범을 남겼다.
Colosseum II에 가입하여 발매한 명반
Strange New Flesh, 1976
1. Dark Side Of The Moog (6:17)
2. Down To You (9:05)
3. Gemini And Leo (4:48)
4. Secret Places (3:59)
5. On Second Thoughts (7:30)
6. Winds (10:23)
74년에 접어들며 자신의 밴드를 일단 해산한 게리는 딘 리지의 초대 기타리스트 에릭 벨의 탈퇴로 공석이 된 자리를 메우며, 그들의 아이리시 투어에 동행하게 된다. 이듬해인 75년, 게리는 전설의 그룹 Colosseum II에 가입한다. 여기에서 유명한 브리티시 록의 귀재들인 돈 에일리와 닐 머리, 그리고 처절한 보컬리스트 마이크 스타즈, 드럼과 제작을 겸했던 존 하이즈먼 등과 상면했다. 그리고 런던의 라운드하우스 스튜디오에서 75년 말과 76년 초에 걸쳐 녹음된 명반 Strange New Flesh를 완성해낸다. 모두 6곡의 완벽한 대작들로 메워진, 이 앨범에서는 특히 조니 미첼의 오리지널을 9분 8초에 이르는 서사시로 변주시킨 Down To You가 듣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라흐마니노프를 연상시키는 돈 에일리의 스타인웨이와 크리스토퍼 퍼크닝의 핑거링을 방불케 하는 게리 무어의 어쿠스틱 기타가 하나로 용해되는 간주 부분은 특히 섬광처럼 번뜩인다.
더욱 전위적인 성향이 짙어진 4집
Electric Savage, 1977
1. Put It This Way (4:54)
2. All Skin And Bone (3:49)
3. Rivers (5:48)
4. The Scorch (6:02)
5. Lament (4:38)
6. Desperado (5:58)
7. Am I (4:15)
8. Intergalactic Strut (6:00)
Down To You에서 듣는 이의 콧날을 시큰하게 해 준 호소력 짙은 보컬리스트 마이크 스타즈가 독일의 프로그레시브 그룹 루시퍼즈 프렌즈로, 그리고 닐 머리가 화이트 스테이크로 각각 자리를 옮기자 콜레세움을 새로운 베이시스트로 존 몰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더욱 전위적으로 음악적 방향을 몰아세우며 두 번째 시도인 Electric Savage를 모건 스튜디오에서 76년 말에서 77년 초에 걸쳐 완성해 냈다. 6곡의 대곡 편성으로 시작되었던 전작에 비해, 이 앨범은 8곡의 중편으로 꾸몄으며 보컬보다는 주로 연주에 커다란 비중을 두었다. 이 앨범 가운데서는 존 하이즈먼의 차가운 심벌 워크가 일품인 All Skin And Bone 그리고 76년 크리스마스에 가졌던 유러피언 투어의 실황에서 발췌한 Rivers가 인상 깊게 파고드는 트랙들이다. 특히 Rivers에서는 게리의 무르익은 기타 플레이는 물론 그의 잠재되어 있던 보컬 테크닉이 유감없이 노출되었다. 그중 앞면의 끝 곡으로 실려 있는 The Scorch에서 보여지는 돈 에일리의 키보드 변주곡 (Arp Odyssey-Mini Moog-Arp Solina-Claviet)도 잊을 수 없는 매력 중의 하나이다.
게리 무어의 발라드 'Castles'이 인상적인 콜로세움의 유작
War Dance, 1977
1. Wardance (6:09)
2. Major Keys (5:18)
3. Put It This Way (3:42)
4. Castles (5:50)
5. Fighting Back (5:54)
6. The Inquisition (5:50)
7. Star Maiden / Mysterioso / Quasar (6:24)
8. Last Exit (3:30)
런던의 저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지오프 핼핀의 전위적인 재킷으로 77년 말에 선보인 War Dance는 콜로세움의 3집이자 최후의 앨범이다. 이 가운데 앞면의 마지막에 담겨 있는 게리 무어의 발라드 Castles가 가슴 깊이 파고드는 인상적인 트랙이며, 앨범의 끝 곡다운 제목으로 말미에 실려 있는 Last Exit에서 어우러지는 4인의 신들린 연주가 콜로세움의 최후를 소리로 말해 주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수명이 다했음을 말하는 답보적인 소리가 아니라, 더 이상 추구할 것이 없을 정도의 완벽한 소리였기 때문에, 이후 각자 새로운 소리의 세계로 향하게 한 최후의 클라이맥스였다. 77년 말 콜로세움의 신화가 막을 내리자 게리는 다시 한번 딘 리지의 아메리칸 투어에 동행 (손을 다친 브라이언 로버트슨의 대행으로)했다. 이어서 78년으로 접어들며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록 뮤지컬 Variation에 콜로세움의 멤버 전원이 참여했고, 게리 보일과 로드 아젠트의 앨범에 게스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실험 그룹 G-Force를 결성해 1매의 앨범을 남겼으나 이 음반도 안타깝게 현재 폐반된 상태이다.
'Parisienne Walkways'가 담긴 명반
Back On The Street, 1978
1. Back on the Streets (4:19)
2. Don't Believe a Word (3:34)
3. Fanatical Fascists (2:44)
4. Flight of the Snow Moose (6:59)
5. Hurricane (4:50)
6. Song for Donna (5:22)
7. What Would You Rather Bee or a Wasp (4:48)
8. Parisienne Walkways (3:08)
게리 무어에 있어서 1978년은 가장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한 해였다. 그 다양한 경험을 말미에 토해 낸 헤피 사운드의 교과서 Back On The Street는 콜로세움 시절의 Strange New Flesh와 함께 한치의 허술함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필자가 이 앨범에서 Parisienne Walkways를 방송에서 소개한 후 수많은 청취자들로부터 감동을 받았다는 사연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마도 이때부터 국내서도 꽤 많은 게리 무어의 팬이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곡명처럼 태풍같이 몰아치는 소리의 회오리 Hurricane과 타이틀 트랙 Back On The Street 등을 통해 펼쳐지는 화려한 앙상블은 완벽 그 자체이다. 연주에 참여한 진용을 살펴보면 게리의 소년 시절부터 (Skid Row) 잊을 수 없는 필 리노트 (그는 Parisienne Walkways를 작곡해 게리에게 주었으며, 이 곡에서 리드 보컬을 맡았음)을 비롯하여 콜로세움의 파트너였던 돈 에일리, 그리고 손꼽히는 두뇌파 드러머 사이먼 필립스와 딘 리지의 드러머 브라이언 다우니 등 초호화 게스트가 앨범을 한층 빛내 주고 있다.
게리 무어를 세계적으로 알린 성공작
Corridors Of Power, 1982
1. Don't Take Me For A Loser (4:15)
2. Always Gonna Love You (3:55)
3. Wishing Well (4:05)
4. Gonna Break My Heart Again (3:17)
5. Falling In Love With You (4:51)
6. End Of The World (6:53)
7. Rockin' Every Night (2:47)
8. Cold Hearted (5:11)
9. I Can't Wait Until Tomorrow (7:48)
78년의 명반 Back On The Street를 남긴 게리는 다시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세션 생활을 펼치는데, 예를 들면 필 리노트의 솔로 앨범 Solo In So-ho라든가 코지 파웰의 명반 Tilt와 Over The Top, 그리고 그렉 레이크의 셀프 타이틀 솔로 앨범 등에 참여하여 주객이 전도될 정도의 강렬한 이미지를 팬들에게 심어 주기도 했다. 1982년으로 접어들며 딥 퍼플 출신의 세계적인 드러머 이언 페이스(현 딥 퍼플)와 콜로세움의 파트너였던 닐 머리를 다시 맞아들였다. 또한 탁월한 키보디스트 토미 에이어를 가세시켜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린 앨범 Corridors of Power를 공개한 게리는 작전대로 자신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데 성공한다. 뒷면의 첫곡으로 담겨 있는 End Of The World에서는 특히 브리티시 록의 공로자 중 하나인 잭 브루스가 게스트로 참여해 터프한 목소리를 제공했다. 또한 그룹 프리의 고전 Wising Well을 현대 감각에 맞게 리바이벌했고, 국내 취향의 발라드 Always Gonna Love You와 I Can't Wait Until Tomorrow 등 적절한 배열로 구성되어 음악성과 상업성을 고루 갖춘 앨범이다. 한편 이 앨범의 재킷은 미국 시장에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연주하는 모습을 컬러로 담았으며,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선 기타의 통로에 서 있는 게리의 모습을 흑백으로 처리한 재킷 등 두 가지로 발매되었다.
일본의 콘서트 투어를 담은 실황 앨범
Rockin' Every Night, 1983
1. Rockin' Every Night (3:18)
2. Wishing Well (4:54)
3. I Can't Wait Until Tomorrow (12:04)
4. Nuclear Attack (5:58)
5. White Knuckles (3:48)
6. Rockn' and Rollin (4:05)
7. Back On The Street (5:13)
8. Sunset (4:35)
82년에 세계 시장에 공개된 앨범 Corridors Of Power에 의해 미처 게리 무어를 알지 못했던 지구촌의 팬들이 그의 이름을 뇌리에 새기기 시작했다. 이것은 국내에서도 라이선스 음반화 된 최초의 게리 무어 앨범이다. 그러나 그의 진가를 가장 열렬히 인정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기호도는 우리와도 상당히 비슷해서, 슈가 팝을 추종하는 상당수의 소녀들을 비롯해 헤비메탈을 추종하는 집단들, 재즈와 클래식에서 심취한 사람들, 그리고 엄청난 숫자에 달하는 연주인들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게리 무어의 경우에는 처음 일본에 상륙해서는 연주인들의 연구 대상으로 시작되었다가 현재는 잉위 맘스틴-리치 블랙모어-에드워드 반 헤일런과 함께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4대 록 기타리스트로 나타나고 있다. 83년 한 해에 무려 4매의 편집 앨범 (Gary Moore-Dirty Fingers-Gary Moore Live-Rockin' Every Night)이 일본에서 발매된 사실이 그의 인기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특히 83년 1월 22일 ~ 2월 1일에 걸쳐 일본의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9회에 걸쳐 행한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실황 앨범 Rockin' Every Night는 일본 내에서 50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으며, 당시 9회에 달하는 티켓이 삽시간에 매진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KAL기 참사를 규탄한 Murder In The Skies가 담긴
Victims Of The Future, 1984
1. Shapes Of Things (4:14)
2. Hold On To Love (4:27)
3. Murder In The Skies (7:17)
4. Empty Rooms (6:36)
5. Victims Of The Future (6:13)
6. Teenage Idol (4:07)
7. Devil In Her Heart (3:29)
8. Law Of The Jungle (6:15)
1984에 접어들며 게리 무어는 우리 한국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일을 행했다. 기억하기조차 끔찍한 KAL기 참사 사건을 규탄한 Murder In The Skies을 84년 앨범 Victims Of The Future에 담아 우리와 아픔을 같이 나눈 것이다. 이 앨범은 런던의 유명한 타운하우스 스튜디오에서 83년 10~11월 사이에 녹음되어 기술적인 손질을 거쳐 84년 초에 공개되었다. Murder In The Skies 외에도 야드버즈의 고전인 Shape Of Things가 84년 형으로 리바이벌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Empty Rooms 등이 새로이 가입한 UFO 출신의 키보디스트 닐 카터, 그리고 이언 페이스와 닐 머리의 협연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1984년 월드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We Want Moore!, 1984
1. Murder In The Skies (5:32)
2. Shapes Of Things (8:16)
3. Victims Of The Future (8:28)
4. Cold Hearted (10:37)
5. End Of The World (4:33)
6. Back On The Street (5:27)
7. So Far Away (2:41)
8. Empty Rooms (8:28)
9. Don't Take Me For A Loser (5:49)
10. Rockin' And Rollin (6:38)
197년 16세의 나이에 스키드 로로부터 시작하여 15년 간 6현 오케스트라에 목숨을 건 게리 무어. 그의 전성 시절을 예고하는 84년의 월드 투어가 2월부터 본토인 해머스미드 오디온을 필두로 6월의 디트로이트에 이르기까지 5개월간 화려하게 펼쳐졌다. 당시의 하이라이트를 더블 앨범에 담은 것이 근작 We Want Moore!이다. Murder In The Skies를 비롯하여 Empty Rooms 그리고 Shape Of Things와 End Of The World 등 히트곡이 망라되어 있는 이 딜럭스 실황 앨범에는 닐 카터와 이언 페이스, 레인보 출신의 베이시스트 클레익 그루버 등이 참가해서 나무랄 데 없는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에릭 클랩튼-제프 벡-지미 페이지로 칭송되던 3대 기타리스트의 시대가 어느덧 커튼을 내리고 있는 이즈음, 90년대의 3대 기타리스트로 줄달음 치고 있는 잉위 맘스틴-에드워드 반 헤일런 그리고 게리 무어... 이 카리스마적 기타의 천재들이 창조해 내는 신들린 핑거링에서 우리는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명언의 참뜻을 투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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