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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디스코그래피]-Rainbow, 현대의 혼돈 너머에서 영롱히 빛나는 록큰롤의 왕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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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디스코그래피]-Rainbow, 현대의 혼돈 너머에서 영롱히 빛나는 록큰롤의 왕국

Tea for two 2020. 6. 5. 20:48

1980년대에 발행되었던 음악세계라는 잡지에 연재되었었던 전영혁 님의 디스코그래피입니다.


 

늦여름의 열기를 식히며 등장한 '리치 블랙모어의 무지개'

 

Richie Blackmore's Rainbow, 1975

1. Man On The Silver Mountain (4:37)
2. Self Portrait (3:12)
3. Black Sheep Of The Family (3:19)
4. Catch The Rainbow (6:36)
5. Snake Charmer (4:30)
6. Temple Of The King (4:42)
7. If You Don't Like Rock 'n' Roll (2:36)
8. Sixteenth Century Greensleeves (3:29)
9. Still I'm Sad (3:53)

 

리치 블랙모어는 1975년 6월 딥 퍼플을 탈퇴했다. 리치 블랙모어가 딥 퍼플에 가입한 1969년 9월부터 6년 10개월 만의 일이었다. 딥 퍼플의 중추 멤버로 놀라운 공격력을 과시했던 리치 블랙모어는 그 이후 2개월 만에 자신의 독자적인 개성을 발휘하기 위해 그룹 레인보를 결성했다. 리치 블랙모어는 개인적으로 데이비드 커버데일과 글렌 휴즈의 분위기를 싫어했다. 이에 따라 이들 두 사람이 가입한 73년 말부터 딥 퍼플은 멤버 간 음악적 견해의 차이로 균열되고 있었다. 리치 블랙모어의 후임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토미 볼린이 그 공백을 음악적으로 훌륭하게 메꾼 Come Taste The Band가 75년 말에 등장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7개월 후인 1976년 7월 24일 딥 퍼플은 8년 여에 걸쳐 깊게 드리워졌던 진홍색 커튼을 내리고 말았다. 리치 블랙모어가 새로 조직한 밴드 레인보의 진영은 거의 그룹 엘프의 멤버들로 이루어졌다. 엘프는 딥 퍼플의 전미 순회공연 시 오프닝 밴드로 무대에 섰던 그룹. 리치 블랙모어는 평소 이 그룹의 보컬리스트였던 로니 제임스 디오의 가창력을 탐내던 터였다. 그 외에 드럼의 게리 드리스콜, 베이스의 크레이그 그루버, 키보드의 미키 리 소울 등의 멤버들이 레인보에 가담해 5인조의 새로운 밴드는 쉽게 진용이 갖춰졌다. 리치 블랙모어의 야심에 찬 밴드 레인보는 1975년 8월 야드버즈의 고전 Still I'm Sad를 비롯한 9곡의 열정적인 노래들이 담긴 대망의 데뷔 앨범 Richie Blackmore's Rainbow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이 신선한 데뷔 앨범은 리치의 상큼한 시컨스 플레이 (Sequence-반복 악절)에 로니의 중후한 보컬이 돋보이는 수작 Man On The Silver Mountain으로 시작된다. 디즈니랜드를 연상시키는 재킷이 암시하듯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The Temple Of The King은 특히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애청곡으로 손꼽힌다. 6분 38초 동안 무지개의 환상 속에 동승하게 해주는 Catch The Rainbow에서 리치의 헤비메탈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야누스적 완벽성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데, 리치와 로니는 물론 킹 크림슨의 Epitaph를 방불케 하는 미키 리 소울의 장엄한 멜러트롬의 연주도 일품이다. 블랙모어, 버치, 디오의 공동 제작으로 뮌헨의 뮤직랜드 스튜디오에서 1975년 2월 20일부터 3월 14일 사이에 녹음되었다. 

 

 

 

 

 

코지 파웰의 드럼 연주가 돋보이는 '떠오르는 무지개'

 

Rainbow Rising, 1976

1. Tarot Woman (6.08)
2. Run with the Wolf (3:47)
3. Starstruck (4:04)
4. Do You Close Your Eyes (2:58)
5. Stargazer (8:27)
6. A Light in the Black (8:11)

 

마틴 버치가 혼자서 제작을 담당한 2집 Rainbow Rising은 리치와 로니를 제외한 연주 파트 3인을 전원 베테랑으로 교체해 더욱 원숙한 헤비 사운드를 보여 준 명반이다. 베이시스트가 크레이그 그루버에서 지미 베인으로, 키보디스트가 미키 리 소울에서 토니 케리로, 드러머가 게리 드리스콜에서 코지 파웰로 교체된 것이다. 토니 케리의 탁월한 키보드 연주가 돋보이는 Tarot Woman으로 시작되는 이 앨범에서는 코지 파웰의 드럼과 리치 블랙모어의 기타 연주가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어우러지는 8분 28초의 대곡 Stargazer가 단연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Stargazer는 코지 파웰이 타계한 레드 제플린의 존 보넴과 함께 록 드러밍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이유를 설명해 준 곡이기도 했다. Stargazer의 연주에는 특별히 라이너 피치의 지휘로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해 리치와 코지의 연주력이 더욱 돋보인다. 1집과 마찬가지로 뮌헨의 뮤직랜드 스튜디오에서 1976년 2월에 녹음되었다.

 

 

 

 

 

월드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무대 위의 레인보'

 

Rainbow On Stage, 1977

1. Intro: Over the Rainbow/Kill the King 5:31
2. Man on the Silver Mountain/Blues/Starstruck 11:15
3. Catch the Rainbow 15:36
4. Mistreated 13:07
5. Sixteenth Century Greensleeves 7:37
6. Still I'm Sad 11:05

 

레인보는 2집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유럽과 아주 지역을 횡단하는 월드 투어를 벌였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일본에 걸친 이들의 투어는 2집에 참여한 황금의 라인업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그 하이라이트를 두 장의 앨범에 수록하여 77년 6월에 공개한 3집이 Rainbow On Stage이다. 레인보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했던 환상적인 다이얼로그를 주제곡이었던 'Somewhere Over The Rainbow의 배경 음악과 함께 오프닝 넘버로 연주했다. 이는 리치 블랙모어의 아이디어로 실황 앨범의 A면에 프롤로그로 장식된다. A면에서는 Man On The Silver Mountain, Blues, 그리고 Starstruck이 리치의 블루스 테크닉을 곁들인 12분 10초에 이르는 메들리로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B면은 Catch The Rainbow를 실황의 성격에 맞게 시간을 배로 늘려 연주, 15분 40초의 서사시로 꾸몄다. C면에서는 74년 2월의 앨범 Burn에 담겼던 곡 Mistreated를 역시 13분 4초의 실황으로 담아 딥 퍼플 시절의 추억을 되살린다. D면은 데뷔 앨범에 담겼던 곡이라는 로니의 곡목 소개와 함께 Sixteenth Century Greensleeves와 야드버즈의 리바이벌 Still I'm Sad가 편집되어 있다.

 

 

 

 

 

대곡 Rainbow Eyes가 수록된 Long Live Rock'n'Roll

 

Long Live Rock'n'Roll, 1978

1. Long Live Rock & Roll (4:19)
2. Lady Of The Lake (3:37)
3. L.A. Connection (4:58)
4. Gates Of Babylon (6:46)
5. Kill The King (4:28)
6. The Shed (Subtle) (4:45)
7. Sensitive To Light (3:04)
8. Rainbow Eyes (7:11)

 

78년 5월에 발표한 4집 Long Live Rock'n'Roll의 표지에 실린 레인보 멤버들의 얼굴은 일러스트레이터 데비 홀의 그림, 록큰롤 찬가인 타이틀 트랙을 비롯하여 토니 케리의 후임으로 가입한 데이비드 스톤의 키보드 실력을 감지할 수 있는 서사시 Gates Of Babylon, Kill The King, The Shed-Subtle 등이 유럽에서 크게 사랑을 받았다. Kill The King, The Shed는 지미 베인의 후임으로 가입한 봅 데슬리의 정확한 베이스 라인이 리치의 드라이빙 주법과 코지의 스피디한 비트에 어울려 돋보이는 곡들이다. 봅 데슬리는 이후 오지 오스본의 밴드에서 영광을 이어간 베이시스트. 그러나 국내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는 곡은 Rainbow Eyes라 할 수 있겠다. 7분 31초의 대곡인 Rainbow Eyes는 안락의자에 앉아 진한 코피 향내 풍기는 찻잔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듯싶은 레인보 최고의 록 클래식. 2집에 참여했던 뮌헨 필하모닉의 수석 바이올린 주자 페랑 키스를 비롯한 탁월한 현악 파트 (니코 니콜릭-제 2바이올린, 오트마 마한-비올라, 칼 하인츠 파이트-첼로) 그리고 플루트 (루디 리사비)까지 가세한 Rainbow Eyes에서 보여 준 로니 제임스 디오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목소리와 리치 블랙모어의 완벽한 작곡 실력 (그는 첼로 연주도 수준급)은 헤비메탈을 소음에 불과하다고 일컫는 점잖은(?) 음악인들에게 무언가를 생각케 해줄 수 있는 대작이다.

 

 

 

 

 

보넷의 보컬로 미국을 정복한 '무지개 착륙'

 

Down To Earth, 1979

1. All Night Long (3:53)
2. Eyes Of The World (6:42)
3. No Time To Lose (3:45)
4. Makin' Love (4:38)
5. Since You Been Gone (3:25)
6. Love's No Friend (4:55)
7. Danger Zone (4:31)
8. Lost In Hollywood (4:51)

 

4장의 앨범을 통해 유럽과 동남아를 석권한 레인보에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팬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로니가 자신의 그룹을 구상하면서 레인보를 등졌다. 이에 당황한 리치 블랙모어는 뛰어난 센스를 갖추고 있는 보컬리스트 그래험 보넷과 영국이 자랑하는 키보디스트 중의 하나인 돈 에어리, 그리고 딥 퍼플 시절의 재주꾼 로저 글로버를 보강해 재기 앨범이자 5집인 Down To Earth를 발표했다. 1979년 8월이었다. 리치 블랙모어의 이러한 포석은 Since You Been Gone을 미국에서 크게 히트시키며 레인보의 오랜 숙원을 성취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Lost In Hollywood와 Eyes Of The World 등 8곡의 짜임새 있는 수록곡들에서 이들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프랑스의 샤토 펠리 드 콘펠드에서 녹음.

 

 

 

 

 

멤버 교체로 위기를 맞아 발매한 'Difficult To Cure'

 

Difficult To Cure, 1981

1. I Surrender (4:10)
2. Spotlight Kid (5:04)
3. No Release (5:42)
4. Magic (4:15)
5. Vielleicht Das Nachster Zeit (Maybe Next Time) (3:23)
6. Can't Happen Here (5:09)
7. Freedom Fighter (4:28)
8. Midtown Tunnel Vision (4:44)
9. Difficult To Cure (Beethoven's Ninth) (5:58)

 

딥 퍼플 시절부터 멤버 교체의 홍역으로 숱한 고통을 겪어야했던 리치 블랙모어는 레인보를 이끌면서 그 쓰라린 경험을 또다시 겪어야 했다. 그토록 믿었던 해머 드러머 코지 파웰과 그래험 보넷이 그룹을 탈퇴해 레인보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코지 파웰은 이후 마이클 셍커 그룹을 거쳐 화이트 스테이크에서 활약했으며 현재 신생 ELP의 멤버로 거론되고 있다. 그래험 보넷은 자신의 그룹 알카트라즈를 잉위 맘스틴과 함께 결성했다. 리치 블랙모어가 얼마나 절치부심하였는가는 레인보의 앨범 중 최대의 제작 기간을 소요한 22개월 만에 6집 Difficult To Cure를 완성시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오디션을 통해 과감하게 기용한 신진 보컬리스트 조 린 터너와 드러머 봅 론디넬리를 훌륭하게 트레이닝시킨 리치의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는 이 앨범은 1981년 5월에 발매되었다. 전작 Since You Been Gone에 이은 러스 밸러드의 작품 I Surrender가 유럽과 동남아에서 히트했으며, 리치의 서정이 어린 독주가 듣는 이를 사로잡는 Vielleicht Das Nachster Zeit 같은 탁월한 연주곡도 담겨 있다. 허나 가장 재미있고 기발한 착상은 베토벤 심포니 9번 '합창'을 록화한 타이틀 트랙 Difficult To Cure-Song Of Joy의 재치였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이 자랑하는 스위트 사일런스 스튜디오에서 녹음.

 

 

 

 

 

6년 5개월을 결산한 히트곡 모음집

 

The Best Of Rainbow, 1981

1. All Night Long (3:49) 
2. Man On The Silver Mountain (4:37)  
3. Lost In Hollywood (4:51) 
4. Jealous Lover (3:11) 
5. Long Live Rock'n'Roll (4:19)  
6. Stargazer (8:27) 
7. Kill The King (4:28) 
8. A Light In The Black (8:11)

9. Since You Been Gone (3:10)
10. Sixteenth Century Greensleeves (3:29)
11. Catch The Rainbow (6:36)
12. Eyes Of The World (6:36)
13. I Surrender (3:55)
14. Gates Of Babylon (6:46)
15. Can't Happen Here (4:52)
16. Starstruck (4:04)

 

1981년 12월은 리치가 딥 퍼플에 몸담았던 (6년 10개월) 기간과 거의 맞먹는 6년 5개월째 되는 뜻깊은 달이었다.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어느 그룹처럼 단명치 않고 굳건한 레인보 왕국을 건설해 온 리치는 그 위엄을 기념하는 16곡의 걸작을 모아 딜럭스 더블 앨범 The Best Of Rainbow를 편집해 발매했다. 여기에는 레인보의 앨범 중 가장 많은 히트곡을 낸 5집 Down To Earth에서 All Night Long, Lost In Hollywood, Since You Been Gone, Eyes Of The World 등의 4곡, 1집에서 Man On The Silver Mountain, Sixteen Century Greensleeves, Catch The Rainbow 등 3곡, 2집에서 Stargazer, A Light In The Black, Starstruck 등 3곡, 4집에서 Long Live Rock'n'Roll, Kill The King, Gates Of Babylon의 3곡, 6집에서 I Surrender, Can't Happen Here의 2곡 등 3집 실황 앨범을 제외한 전체의 앨범에서 고루 모자이크 되어 있다. 혹자는 여기에서 Rainbow Eyes와 Temple Of The King이 왜 빠졌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 노래들이 우리의 감각으로 찾아낸 한국에서 만의 히트곡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A면의 네 번째 곡으로 수록된 Jealous Lover는 유일하게 보너스로 넣은 신곡이었다.

 

 

 

 

 

조 린 터너의 거친 보컬이 돋보이는 '양눈 사이로'

 

Straight Between The Eyes, 1982

1. Death Alley Driver (4:45)
2. Stone Cold (5:19)
3. Bring on the Night (Dream Chaser) (4:08)
4. Tite Squeeze (3:16)
5. Tearin' Out My Heart (4:06)
6. Power (4:27)
7. Miss Mistreated (4:30)
8. Rock Fever (3:52)
9. Eyes of Fire (6:36)

 

2장의 앨범 (5집, 6집)에 참여했던 자유분방한 돈 에어리 (오지 오스본, 게리 무어 밴드, 화이트스네이크 출신)는 예상했던 대로 자신의 음악적 교류를 위해 떠났다. 그 공백을 바로크 음악으로 기초를 다진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로젠틀이 메워 주면서 캐나다가 자랑하는 르 스튜디오에서 완성된 8집 Straight Between The Eyes는 82년 4월에 공개되었다. 데이비드의 고전적인 건반 터치로 시작되는 Stone Cold는 미주 지역의 헤비메탈계를 뒤흔들며 조 린 터너의 급성장한 면모를 널리 알리는 데 일조가 되었다. 마치 딥 퍼플 시절의 작품같이 느껴지는 Bring On The Night에서는 봅 론디넬리의 드럼과 리치의 핑거링을 에코 이콜라이저로 탁월하게 믹싱 하는 로저 글로버의 재능이 돋보였다. 로저의 믹스다운 테크닉이 과시된 참신한 앨범이었다.

 

 

 

 

 

레인보 왕국의 막을 내린 앨범 

 

Bent Out Of Shape, 1983

1. Stranded (4:30)
2. Can't Let You Go (4:24)
3. Fool For The Night (4:04)
4. Fire Dance (4:30)
5. Anybody There (2:44)
6. Desperate Heart (4:37)
7. Street Of Dreams (4:28)
8. Drinking With The Devil (3:44)
9. Snowman (4:33)
10. Make Your Move (5:25)

 

1983년, 이제 그룹 경력 8년의 중견 밴드 레인보는 리치 블랙모어, 로저 글로버, 조 린 터너, 데이비드 로젠틀, 척 비르기 (Chuck Burgi-봅 론디넬리의 후임 드러머)의 라인업으로 아홉 번째 앨범 Bent Out Of Shape을 공개했다. 마치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방불케 하는 데이비드의 멋진 전주로 시작되는 Can't Let You Go가 유럽과 동남아 일대에서 사랑을 받았다. A면의 마지막 곡으로 담 겨 있는 리치의 처절한 고해성사 Anybody There는 그래미 최우수 록 연주 부문 (Best Rock Insturumental Performance)의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숱한 화제를 뿌리며 딥 퍼플은 황금의 2기 라인업으로 다시 모였다. 리치 블랙모어, 존 로드, 이언 길런, 로저 글로버, 이언 페이스. 이 록의 카리스마적 뮤지션 다섯 사람이 한데 모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 (Destiny Will Rise Again ...)이리라. 특히 딥 퍼플의 공백기인 8년 동안 숱한 선혈을 토해 내어 이룩한 '레인보 왕국'을 떠나는 리치 블랙모어의 마음은 얼마나 착잡했을까? 그것은 Temple Of The King의 서두에 나오는 노랫말같이 "옛날 옛날 어느 날에 크고 화려하게 그리고 검게 빛나는 허리띠를 두른 왕이 있었는데..."라고 되뇌이며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씁쓸함과도 같았을 것이다.